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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자’s 현장에서] 정당 현수막이면 혐오 내용도 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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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자’s 현장에서] 정당 현수막이면 혐오 내용도 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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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18일) 오전 서울 지하철 2호선 구로디지털단지역 앞에서 발견한 기독당 현수막입니다. “여러분, 국가 폭력배 진실을 밝힌다고 하면서 부검을 안 합니다. 떳떳한데 왜? 백남기 농민 부검을 거부할까요? 이건 국민을 우롱하는 것입니다”라는 내용이 게시돼 있습니다. 경찰 물대포에 의해 사망한 백남기 농민에 대해 부검을 종용하는 내용의 게시물입니다.

아시다시피 백남기 농민은 지난 6일 광주광역시 망월동 민족민주열사 묘역에 영면했습니다. 시민들이 직접 나서 검경의 강제 부검을 막았기에 가능했던 일입니다. 당시 부검을 강행하려던 검경은 시민들의 강한 반대에 부딪혔고 결국 부검 영장 재청구를 포기했습니다. 이러한 험난한 과정 끝에 백남기 농민이 영면한 지 2주가 넘었는데, 관련 내용이 서울 한복판에 게시돼 있는 겁니다. 정당 홍보 현수막이란 이름으로요.

기독당의 현수막에 대해 서울시와 구로구 선거관리위원회에 문의했습니다. 왜 이런 내용이 계속 게시될 수 있는지 물었습니다. 서울시와 구로구 선관위 모두 ‘정당법 37조’를 이야기했습니다. 정당법 37조 2항은 “자당의 정책이나 정치적 현안에 대한 입장을 인쇄물·시설물·광고 등을 이용하여 홍보하는 행위와 당원을 모집하기 위한 활동은 통상적인 정당 활동으로 보장되어야 한다”는 내용입니다. 즉 선거 기간을 제외하고는 언제든 정당 홍보 현수막을 게시할 수 있다는 이야깁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드는 의문, 정당의 현수막은 누가 관리하나? 정당이 원하면 선거기간을 제외하고 언제든 몇 년 동안이라도 게시가 가능한 것인가? 설사 내용상의 심각한 하자가 있을지라도? 그것이 상식적인 국민을 모독하는 내용일지라도 정당 홍보 현수막이라면 언제든 가능한가?

문제는 기독당의 현수막이 이곳에만 게시된 게 아니라는 점입니다. 원주 상지대 구 터미널 사거리에도 기독당의 현수막이 걸려 있습니다. 기독당이 수구보수단체로 평가받는 서북청년단과 엄마부대의 지원을 받아 “나라 위해 죽은 자 거지취급 당하고 시위하다 죽은 자 영웅대접 받는다”는 내용의 현수막을 게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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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트위터 이용자 @dosox2n

해당 구청에 정당 현수막 관리 여부를 확인했습니다. “정당 현수막은 게시 기간 등이 따로 관리되지 않는다”는 답변을 합니다. 정당 게시물이기에 공공장소 게시에 있어 딱히 규제나 단속 대상도 될 수 없다는 말도 보탰습니다. 그렇다면 ‘내용에 혐오감을 느낀 시민들이 현수막을 파손하는 경우엔 어떻게 하냐’고 물었습니다. “그럴 경우엔 법적인 다툼 소지가 있지 않겠느냐”며 즉답을 피했습니다. 정당 현수막은 게시 기간 등을 관할구청과 행정당국에서 따로 관리하지 않는다는 점만 다시 한 번 분명히 했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등록된 정당이라는 이유로, 정책을 홍보한다는 이유로, 상식을 넘어서는 발언을 남발하는 행위. 이것이 일반 시민들에게 혐오를 불러일으킴에도 어쩔 수 없다 답변하는 선관위와 행정당국. 공공장소를 지나는 시민들만 불편을 겪고 있습니다.

현장에서 김기자입니다.

※ 편집자의 말 : [김기자’s 현장에서]는 국민TV 김종훈 기자의 현장 취재 뒷이야기를 담은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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